『삐뽀삐뽀 119 이유식』 서평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들은 매일 새로운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유식은 아기의 건강과 성장에 직결되는 만큼 많은 부모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삐뽀삐뽀 119 이유식』은 대한민국 대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하정훈 선생님이 쓴 이유식 가이드북으로, 초보 부모들이 이유식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궁금증과 어려움을 과학적으로 풀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영양학적 조언과 실용적인 이유식 진행 방법을 제시하여, 부모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아기의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이유식 가이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한 이유식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이유식의 원리와 접근 방식을 설명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이유식은 미음부터 시작해 점차 고형식으로 넘어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방식이 아기의 씹는 능력과 미각 발달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초기부터 약간의 질감이 있는 죽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아기의 소화기관 발달과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특정 음식을 너무 늦게 도입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계란, 견과류, 밀가루 같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은 음식들을 늦게 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오히려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 알레르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다. 이처럼 책은 부모들이 과거의 통념에서 벗어나, 최신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이유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기 주도 이유식과 균형 잡힌 식습관
책에서는 ‘아기 주도 이유식(BLW, Baby-Led Weaning)’ 개념도 소개하며, 아기가 스스로 음식을 선택하고 먹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부모가 정해진 음식을 숟가락으로 먹이는 방식이 아니라, 아기 스스로 음식을 집어 먹으며 식감과 맛을 탐색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아기가 스스로 음식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이유식 초기에는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게 하되,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책에서는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한 끼에 곡류, 단백질, 채소를 골고루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이유식 조합을 제시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한 이유식 레시피가 아니라, ‘아기와 부모가 함께 이유식 과정을 경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었다. 많은 부모들이 이유식을 ‘해야 하는 일’로 여기며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 책은 이유식을 단순한 영양 공급이 아니라 아기와의 상호작용 과정으로 바라보도록 돕는다.
책에서는 부모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아기의 반응을 살피며 유연하게 접근할 것을 강조한다. 아이가 특정 음식을 거부한다고 해서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다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를 삶아서 주었을 때 거부한다면, 으깨서 다른 재료와 섞어주거나 수프 형태로 변형해볼 수 있다.
이러한 유연한 접근 방식은 부모들에게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아기의 성장 속도와 개별적인 특성을 존중하며 이유식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부모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느꼈다.
아쉬운 점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먼저, 이유식 레시피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이유식의 원리와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초보 부모 입장에서는 보다 실용적인 식단표나 단계별 이유식 조리법이 포함되었더라면 더 유용했을 것 같다.
또한, 아기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유식을 이렇게 진행해야 한다’는 단정적인 문장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원칙들이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으로서 유용하긴 하지만, 개별적인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조언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총평 및 추천
『삐뽀삐뽀 119 이유식』은 이유식을 처음 시작하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이유식 방식에서 벗어나,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기의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부모가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유연한 태도로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다만, 구체적인 레시피나 식단표가 포함되지 않아 실용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이유식의 원리를 이해한 후 다른 이유식 레시피 북과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은 초보 부모들에게 이유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올바른 접근 방식을 안내하는 훌륭한 책이다. 아기와 함께 즐겁고 건강한 이유식 여정을 시작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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