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책 서평 (스티븐 레비츠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서평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의 붕괴를 쿠데타나 군사 독재의 등장과 같은 극적인 사건으로 상상한다. 그러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에서 현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은 과거와 다르며, 내부로부터 점진적이고 교묘하게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어떻게 서서히 무너지는지,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분석하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주주의의 죽음은 점진적으로 찾아온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민주주의는 선출된 지도자들에 의해 내부에서 붕괴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민주주의가 극적인 쿠데타나 군사 반란을 통해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대 민주주의는 합법적인 절차를 따라 권력을 잡은 지도자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약화되며, 국민이 이를 완전히 인식할 때쯤이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해 버린다.
저자들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등의 사례를 들어, 민주주의가 점진적으로 해체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들은 모두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했지만, 언론 탄압, 사법부 장악, 선거 조작, 정치적 경쟁자 제거 등의 방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초를 무너뜨렸다.
이 책이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 중 하나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이러한 패턴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도자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민주주의도 예외가 아님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점점 약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4가지 신호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도자를 판별할 수 있는 4가지 주요 신호를 제시한다.
- 선거 결과를 부정하거나 무시하는가?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도자는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결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선거 과정이 조작되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내세운다.
- 예: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선거 사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정적과 언론을 탄압하는가?
- 독재로 향하는 지도자는 반대파를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전달하도록 만든다.
- 예: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비판적인 언론을 폐쇄하거나 정부의 통제를 받도록 만들었다.
- 폭력을 조장하거나 용인하는가?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도자는 정치적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도록 암묵적으로 조장한다.
- 예: 트럼프의 ‘의사당 폭동(2021년 1월 6일)’ 사건처럼, 정치 지도자가 폭력적 행동을 부추기거나 용인하는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 헌법적 제약과 규범을 무시하는가?
- 법치주의를 약화시키고, 사법부와 의회를 장악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한다.
- 예: 러시아의 푸틴은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헌법을 개정해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신호 중 하나라도 발견된다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위기를 충분히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민주주의는 안전한가?
이 책이 미국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저자들이 미국 민주주의조차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미국이 과거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여러 차례 극복해 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 미국의 정당 시스템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었으며,
- 정치인들이 민주주의 규범을 지키려는 의지를 잃고,
- 민주주의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비공식적 규범(informal norms) 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미국 정치에서는 야당과 여당이 서로 기본적인 규범을 존중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증오가 심해지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과 제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정치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규범을 준수하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특정 국가나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민주주의 규범을 잘 지키고 있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게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 정치적 경쟁자가 ‘적(enemy)’이 아니라 ‘경쟁자(opponent)’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 민주주의가 유지되려면 정치적 경쟁자가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지 않고, 기본적인 게임의 룰을 준수해야 한다.
-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 민주주의는 정치인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권력을 감시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미디어와 여론의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하거나, 가짜 뉴스가 확산되면 민주주의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결론: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현대 민주주의가 어떻게 서서히 붕괴될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가 지금 당장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태도와 문화, 그리고 규범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은 후, 우리는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사회사상(사) | 쿠팡
쿠팡에서 4.7 구매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으세요! 지금 할인중인 다른 49 제품도 바로 쿠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coupang.com
